* 이 글은 실제 상황을 바탕으로 엮은 것입니다,
* 글 중 인용된 대화는 실제의 것으로, 일체의 가감이 없음을 밝힙니다.




어제는 수년간 동고동락해온 PS2 30005번을 팔았습니다. (누님이 전란을 틈타칠만번을 공수해와 준 덕에, 지금은 그 녀석을 사용중) 루리웹의 직거래 장터에 글을 올리자마자 구입 요청이 들어와서 나름대로 쌈빡하게 팔았다...싶었지만, 이게 또 약간 골때리다 말은 이야기가 덧붙고 말았군요. 사기나 손해 본 얘기는 아닙니다만, 뭔가 뒤가 찜찜해서 말이지요.

약 16시경 판매글을 올리고 받은 전화는, 10~20대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으로부터였습니다. 인천에 사는데, 이전에 거래 약속을 하고 서울로 올라갔다가 판매자가 다른 사람과 먼저 거래를 해 버린 사건을 겪었다면서 '구입 약속 할테니 판매글을 지워달라' 는 부탁을 받았습니다. 뭐 펑크 나도 다시 올리면 될 터이니. 싶어서 일단 요구를 들어 줬습니다. 7시 30분 경 잠실역에서 거래할 약속을 하고 말이지요.

PS2 본체는 박스에 넣어서 집에 보관중이었으므로 남은 작업도 일단 미루고 부랴부랴 정시 퇴근해서 차를 탔습니다만...헌데 이때 오는 전화,

(내용이 내용이니만큼 머뭇거리는 듯한 남자의 음성)
"저, 플스2 사기로 한 사람 남자친구인데요, 조금...늦을 것 같아서요, 8시, 음...30분 정도에는 갈 수 있을것 같은데, 괜찮을까요?"

"아아 예, 괜찮습니다. 그럼 그 때 뵙죠."




달리 씹스러운 게 있었던 건 아닙니다만,

조금만 일찍 전화하면 덧나나. OTL




일 내팽개치고 나왔다고. (爆)




...뭐 하여간 그래서 거래 장소로 나갔습니다. 한 15분쯤 일찍 나갔는데, 그 쪽도 의외로 빨리 도착하더군요. 헌데 여기서 또 한방.

(난데없이 30~40대 되는 여성의 음성)
"플스2 파실 분이죠? 잠실역 도착했는데 어디로 가면 되나요?"

"......(개조, 답지 않게 조금 놀랐음) 아, 3번 출구 쪽으로 나오시다 보면...(후략)"




달리 씹스러운 게 있었던 건 아닙니다만,

당신 혹시 '소피' !? (謎)

(주 : 하울의 움직이는 성)





전화 그대로, 거래에 등장한 것은 30대 중반 정도 되어 보이는 여성이었습니다. 사람을 못 믿는 눈치는 아닌데, 박스를 풀어서 내용물과 본체 상태를 하나하나 유심히 보더군요. 그러더니만은,

"음, 본체 상판실기스가 하나 있네요."

"오래 썼으니까요, 글에 올린 대로."

......상판? 실기스? 뭔가 좀 익숙한 표현입니다그려. 요새 미시들 사이에 게임기 중고 감정이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그리고 나서 이 여성, 어딘가로 전화를 걸더군요.

"네 지금 물건 보고 있어요. 플스는 30005R이고, 작은 실기스 하나 있네요. (후략)"

......저도 제 플스가 30005 'R'번이었다는 것은 최근 들어서야 알았습니다만.
아무래도 미심쩍어서, 조금은 직접적인 유도심문을 걸어보기로 했습니다.

"저...혹시 업자분 아니십니까?"

(연륜이 배어나오는 아름다운 미소를 지으며 태연스럽게)

"어머, 업자 아니에요. 저 학원 선생인데요, 아시다시피 요즘 학원이 좀 바쁘잖아요, 그래서...(후략)"

...옳거니. 설 구정 연휴가 가까워지니, 돌아갈 고향이 없는 쓸쓸한 학원생들에게 PS2 게임이라도 시켜주고자 하는 마음 따듯한 학원 선생님이시구나. 미담일세, 미담이야.




그럴 리가 없잖아.




게다가 업자 맞네 뭐. (爆)




...뭐, 대강 이런 이야기였습니다. 받고 싶은 값 받고 팔긴 했습니다만, 왠지 꺼림직하군요. 하긴, 아끼던 PS2가 주인이 매긴 가치보다 더 높은 가치로 팔려나갈 거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잘 된 일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가 아니잖아. OT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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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2/03 09:52 2005/02/03 09:52
Posted by KA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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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less 2005/02/03 17:52  Modify/Delete  Reply  Address

    온가족의 플스니까 온가족이 총출동...일리는 없겠지요...;;

  3. KAISO 2005/02/03 18:50  Modify/Delete  Reply  Address

    less // 왠지 구조가 이해 갈 것도 같던데 말야...;
    혹시 셋 다 테팔이;?

  4. 지현 2005/02/05 06:29  Modify/Delete  Reply  Address

    괜히 뭔가 꺼림직한 느낌이 드는건...

    (역시 업자의 기운 때문일지도;)

    ..생각나는군... "어이~ 학생 뭐찾아요~"

    ..큿;

  5. KAISO 2005/02/05 11:07  Modify/Delete  Reply  Address

    지현 // 아직도 테크노마트나 용산 핸드폰거리(...)를 걸으면 아주 성대한 환영행사가 이루어지고 있으니...끄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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