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에선 PS3 발매로 시끌벅적한 요즘, 저는 모든 콘솔을 방출시키고 무정부상태(?)로 지내고 있습니다. PS2는 사촌동생에게, 엑박은 고양이에게, 그리고 마지막으로 360은 어제 M모군에게 대여.
요즘 떠들석한 GOW도 일단 잠잠해진 후에 슬쩍 구입해서 할 생각인 데다가...개인적인 사정 때문에 당분간 콘솔 잡고 있을 여유는 없을 것 같아서, 괜히 먼지만 쌓지 말고 잘 가지고 놀아줄 사람한테 빌려주는 게 그나마 낫지 않을까 싶더군요. (PS2와 엑박도 같은 취지였으니)
이렇게 말하니 왠지 360을 홀대하는 것 같지만, 방치기간 중 쌓일 360 게임들을 내년 초 쯤 하나하나 골라 할 것도 나름대로 즐겁게 기대중입니다.
뭐 사설은 이쯤 하고. 360을 넘겨주면서 뜻하지 않은 기회로 DSL을 빌려오게 되었습니다. 근간 DSL 실기와 몇몇 게임을 보고 사야지 사야지 입에 달고 다닌 터라, 느긋하게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긴 건 좋은 일이군요. 지금 너무 징하게 잡고 있었다간 정작 나중에 직접 샀을 때 허탈할 것 같으니
며칠쯤 곱게 쓰고 반환할 생각입니다.
아래부터는 약 하루 동안 즐겨본 것들에 대한 감상입니다. (길어져서 가립니다)
- 본체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리드를 닫았을 때의 슬립 기능과 이어폰 단자의 범용 규격. (지금까지 GBA SP 세대였던 저는 SP에서 저 부분이 너무나도 마음에 안 들었었습니다)
중간세이브 기능이 없거나 세이브 포인트가 애매한 게임들도 가벼운 마음으로 리드 닫고 방치할 수 있다는 점이 좋군요. 다만 GBA게임을 돌릴 때에는 이 기능이 먹질 않는 게 아쉽습니다. (소프트웨어 처리일런지)
이어폰 단자가 범용 규격이라, MP3P를 듣다가 바로 바꿔 끼워서 게임 쪽으로 쓸 수 있는 것도 개인적으로 편한 점입니다. SP 때는 전용 이어폰 꺼내고 끼우고 당기고(동글식) 말도 아니었으니...그냥 그때 컨버터식으로 살 걸 그랬지요. 그렇다고 해도 불편한 건 마찬가지지만.
반면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은 전원 스위치와 볼륨 조절 노브의 방식. 전원 스위치는 다 좋은데, 개인적으로는 밀어 올리는 식이 아니라 당겨 내리는 식이었으면 훨씬 편했을 것 같은데 말이지요. 익숙하지 않아서 그런지 밀어 올리다가 종종 삐끗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더불어 볼륨 조절 노브는 SP 때와 같은 방식이지만, 하단에 달려 있어서 손 위치를 일부러 바꿔야 한다는 게 조금 불편합니다. 무의식중에 검지로 본체 옆면을 문지르고 있는 건 단순히 SP로 들은 버릇이려니 하고 넘어가고. (...)
- 메테오스
이런 게임이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된 게 다행입니다. 안 그랬으면 제 손에는 DSL이 아닌 DS가 들려 있었을 테니까요. (...) 이해하기 쉬워서 좋고, 목 끝까지 쌓여서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은 때에는 미친듯이 긁어보면 뭔가 알아서 잘 맞아 주고(어이).
퍼즐을 잘 못하는 저도 그럭저럭 오래 즐길 만한 게임 같습니다. 일단 야리코미 요소도 있겠다.
- 어나더 코드 - 두 개의 기억
원 주인의 간략한 소개는
이곳을 참조. 아직 초반 진행이라 딱히 특징적인 스펙 활용은 보이지 않지만, 과연 앞으로 어떤 것이 나올지 기대하며 플레이 중입니다. (DS와 DSL의 차이에 의한 함정 아닌 함정도 있다고 하고;) 플레이 타임은 5시간 내외로 짧은 편이라는데, 그래도 휴대용으로 간편하게 즐길 것을 생각하면 아쉬울 만한 일은 아닌 듯 싶습니다. 일례로 GBA판 진구지사부로의 1주차 플레이 타임도 6시간 남짓이었는데, 그리 짧다고 생각되진 않았으니 말이지요. (역전재판 같은 게 비정상적일 정도로 긴 것 뿐이지)
게임의 기본 시스템은 터치패드를 이용한 것을 제외하면 흔히 볼 수 있는 자유행동형 어드벤쳐입니다. 다만 인물과 대화 시 한번 선택한 화제를 다시 선택했을 때의 대체 스크립트가 준비되어 있지 않아, 실수로 대사가 긴 화제를 두번 선택했을 경우 귀찮아지는 일이 종종 있더군요. (더불어 숨은 재미 같은 것을 기대할 수 없다는 문제도) 기타 단발 스크립트 역시 플래그식 이외에는 바리에이션이 없는 것 같고...어드벤쳐 게임에는 시끄러운 성격이라 그런지, 미묘한 부분의 완성도가 마음에 걸립니다.
여담이지만 게임을 처음 시작하면 '검지 손가락으로 링의 중앙을 터치해 주세요' 라며 지문 인식을 의식한 연출이 나오는데, 여기서 그냥 터치펜으로 꾹 눌러버린 저도 참 사람이 썩었다 싶습니다. 그냥 좀 놀아나 주면 어때서. (...)
- 키미시네 / 아카도코
이미 클리어 한 데이터로부터 몇몇 게임들만 골라서 해봤습니다만, 특히 아카도코는 경고문이 무색할 정도의 조작예를 보여주는군요. 뭐가
'절대 타인의 눈을 신경쓰지 마세요' 냐.; (뒤에서 쑥덕쑥덕대는 그림도 참 가관)
나중에 구입하게 되면 일단 스토리모드 정도는 한번씩 깨 봐야 겠습니다. 물론 방에 틀어박혀서 문 잠그고.
- 응원단 / 엘리트 비트 에이전트
같은 게임이지만 전혀 다른 게임. EBA를 놓고 보면 이만큼 충실한 로컬라이징이 과거에 얼마나 있었나 싶습니다. (방향성은 조금 다르지만 얼핏 떠오르는 GGXX#R)
사실 응원단과 EBA는 이번 기회에 처음 잡아봅니다만, '해볼래?' 해서 잡아봤을 때엔 순살당하던 것도 낮은 난이도부터 슬슬 기어 올라가 보니 꽤 할만하군요. 이것도 적당히 하고 나중에 제대로 해야 하는데 벌써부터 이 악물고 잡아대서 큰일입니다.
- 마리오 카트 DS
5분 하고 포기.
죄송합니다, 전 마리오가 싫어요.
- 샹하이
이건 제가 아니라 고양이용이 될 예정입니다만, 역시 터치펜으로 샹하이를 하니 참 편하군요. GBA판 샹하이와 비교하면 말할 것도 없고, 플래시로 만든 샹하이를 마우스로 조작하는 것 보다도 몇배나 편합니다.
더불어 클래식 모드 1스테이지를 순살시키는 고양이를 보고, 역시 저 곳은 제가 발을 들일 영역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일본프로마작기사회감수프로가되는마작DS (길다)
M모군의 추천 마작 소프트. 직접 쳐본 건 몇번 안 되고 대부분 M모군이 치는 걸 보거나 설명을 들었습니다만, 여러모로 잘 만들어 놓은 마작 게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기본적으로 프리대국 모드로 시작해서 마작문제집, 프로테스트, 실제 프로기사의 대국 기록을 기본으로 한 패보연구 등 혼자 놀거나 연구해볼 거리도 꽤 많습니다. 실력향상에 도움도 되겠다, 이것 역시 DSL 구입 후 지근히 하게 될 소프트가 되겠군요.
- 한자 그대로 DS 낙인(楽引) 사전
楽引이 뭐지? 싶어서 직접 필기로 넣어 봤습니다.
らくびき[楽引]
편하게 쓸 수 있는. 즐겁게 쓸 수 있는.
* 닌텐도에 의한 조어. 닌텐도 주식회사의 상표입니다.
대강 이런 용도의 사전 소프트입니다. 기본적으로 영일, 일영, 일어사전의 컨텐츠를 한자, 가나, 영숫자의 필기/스크린키보드 입력으로 검색할 수 있지요. 가장 중요한 필기 입력의 감도도 상당히 좋고(게다가 일본에서도 꽤 마이너한 약자들도 들어가는 듯), 내용도 충실합니다. 기타 기능으로는 단어장, 데이터 통신, 세계시계, 책갈피, 픽토챗 연동, 알람, 일본어 퀴즈, 계산기, 각 사전의 범례, 문자크기 변경, 달력 등 정말 자잘한 것들이 많이도 들어있습니다. 이전 제품인 DS 낙인 사전에서는 숨겨진 기능으로 게임&워치도 즐길 수 있었다는데, 이번에도 있는지는 미확인이군요.
가끔 뭔가 번역하다가 일어식 읽기는 고사하고 한음/훈 조차도 모르는 한자와 조우했을 때 지금까지는 윈도 JA-IME의 IME패드를 써서 직접 그려 찾아보곤 했는데(그나마 인식률 개판에 마우스 스트로크도 최악), 같은 기능이라면 이쪽이 훨씬 편하겠다 싶습니다. 이것도 쓰던 안 쓰던 유사시에 대비해서 준비해 둬야 할 소프트.
- 터치 딕셔너리
시사YBM의 영한, 한영, 일한, 한일, 국어사전입니다. 필기입력이 안 되서 스크린 키보드를 이용해야 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치고, 내용 면에서도 사전의 본질은 잘 지키고 있습니다. 중요한 글을 쓸 때 인터넷 상의 사전들을 빈번히 이용하는 입장에서, 낙인사전과 조합하면 나가서 글질 할 때에도 꽤나 유용할 듯 싶군요.
...잠깐, 혹시 이거 DS의 유일한 정식 한글 소프트?
- 말하는 DS 요리 나비(내비게이션)
항간의 화제가 되었던 그놈입니다만, 직접 보고도 경악했습니다. 각종 조건 검색으로 요리를 찾고 그 요리의 조리법을 처음부터 끝까지 참조와 함께(필요에 따라선 동영상까지) 설명해 줍니다. 직접 DS를 보거나 조작하지 않아도 되도록 자체 TTS를 이용한 음성출력, 마이크 입력을 통한 조작도 되므로 손과 눈이 바쁜 요리 중에도 사용 가능. 정말 재료 확보해서 뭔가 간단한 거라도 하나 만들어 보고 싶어질 정도입니다.
만약 이게 한글화 되었더라면 내국에서도 꽤 인기가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만...뭐 아픈 데는 들추지 말고 그냥 넘어가는 걸로 하죠.
- WIFI 대응 역만 DS
해보지도 않고 포기.
죄송합니다, 전 마리오가 절라 싫어요.
떳떳하게 말하진 못하겠지만, 이외에는 기존에 모시고 있던 GBA용 의사님의 호환 실험 정도였습니다. 당연하다면 당연하다랄까, 잘 되는군요. 헌데 DS로 GBA 게임을 돌리면 꼭 PC에서 에뮬 돌리는 것 마냥 원색이 살아서 촌스러워 지는 것이 좀 마음에 걸립니다. 역시 GBA는 그냥 GBA로 돌리는 게 가장 나을지도 모르겠군요.;
어쨌거나 사긴 사야 할 DSL입니다만, 하나 산다면 그럭저럭 변통할 수는 있어도 두 세트 구입을 전제로 하고 있는 터라 생각보다는 시간이 걸리게 될 것 같군요. 그래도 한번 사 두면 현재 SP 우려먹고 있는 것 처럼 잘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일단은 대여한 DSL로 기본 심득사항 정도는 익혀 둬야. (?)
Leave your greetings here.
[명] Mariophobia syndrome
닌텐도사(社)의 「마리오」라는 캐릭터가 등장할 경우, 본래의 게임성에 관계없이 흥미를 잃는 증상. 청소년 시기의 트라우마가 주 원인이 된다.
치료 방법은 아직 현대 의학에서는 밝혀지지 않았으나, 부단한 자기 노력으로 50% 수준까지는 치유가 가능하다고 알려짐.
조산명 증후군도 추가.
역만DS 같은 경우 마리오는 둘째치고 마작 자체로는 꽤 괜찮다는 평가가 있더군요.
너죽어나 응원단은 터치 스크린 갉아먹기 참 좋은 게임(...재미는 있었지만).
EBA 로컬라이징이 좋을 수 밖에 없는게, 사실 이거 스탭이 똑같다고 하더군요(...).
실질적으로는 응원단 2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나요.
NDS 로 기대하는 것 중 하나는 역시 '소리를 연결하자 군페이'.
내년 1월 발매인가 한다는데 참 기대가 됩니다(랄까 NDS 게임 안산지 8개월이 지났지만;)
역만DS...리퍼런스가 꽤 좋다던지, 와이파이대전이 할만하다고 하는 얘기는 들었네. 실제로 와이파이대전 같은 건 해볼만 하겠다 싶었지만 일단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 즐, 그리고 결정적으로 마리오라서 즐. (...)
EBA 로컬라이징은 뭐 더 말할 것도 없을테고.
이쪽은 모지핏탄...PSP로 처음 보고 괜찮네 싶었다가 GBA판 해보고 뭔가 부족하다 싶었는데, DS로도 나와준다는 소식 듣고 일단 기대하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