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쿠에니의 신작 시그마 하모닉스. 미스테리 RPG라는 장르명을 붙이고 나온 게임입니다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리를 중심으로 하는 어드벤쳐 풍의 전개에 RPG 테이스트를 적당적당히 가미한 게임이었습니다.
다만 장점도 단점도 괴팍하리만치 두드러지는 터라(주로 단점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요즘 흔히 보기 힘든 괴작 반열에 슬쩍 올려줘도 좋지 않을까 싶군요. 그냥 쿠소라기엔 몇몇 장점이 발을 잡고, 명작이나 평작이라기엔 불합리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겉보기로는 괴작 특유의 센스가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전개를 뜯어보고 있자면 '이놈들 돈과 공을 들여서 희안한 짓 했구나' 하는 생각이 마구마구 솟아나옵니다.
즐기는 방법에 따라서 평작, 괴작, 쿠소 등 평이 마음껏 갈릴 듯한 이 게임, 그래서 저는 적당히 중도 노선을 타서 괴작의 관점에서 이 게임을 살펴볼까 싶습니다.

날도 시원한 김에 느긋하게 썼더니 글이 꽤 길어져서 가려둡니다.
다만 장점도 단점도 괴팍하리만치 두드러지는 터라(주로 단점이라는 것이 문제지만), 요즘 흔히 보기 힘든 괴작 반열에 슬쩍 올려줘도 좋지 않을까 싶군요. 그냥 쿠소라기엔 몇몇 장점이 발을 잡고, 명작이나 평작이라기엔 불합리한 부분이 너무나도 많습니다. 겉보기로는 괴작 특유의 센스가 전혀 느껴지지 않지만, 전개를 뜯어보고 있자면 '이놈들 돈과 공을 들여서 희안한 짓 했구나' 하는 생각이 마구마구 솟아나옵니다.
즐기는 방법에 따라서 평작, 괴작, 쿠소 등 평이 마음껏 갈릴 듯한 이 게임, 그래서 저는 적당히 중도 노선을 타서 괴작의 관점에서 이 게임을 살펴볼까 싶습니다.

날도 시원한 김에 느긋하게 썼더니 글이 꽤 길어져서 가려둡니다.
경고 : 정말 깁니다
1. 첫 인상과 겉보기, 그리고 플레이
일단 화려합니다. 이벤트 연출도 좋고, 음악도 수려하고, 풀화면 급의 일러스트 삽입 수도 많고, 대화 장면의 캐릭터 그림도 화면의 반을 채울 정도로 큼지막하게 나옵니다. 또한 보이스도 초반 이벤트부터 1장 시작까지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 나올 정도로 초반 임팩트에 주력한 모습이 보이는군요.
초반이 지나도 보이스가 적어지는 것 외에는 이러한 이미지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조금 벼락부자스러운 화려함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매력 아닐까 싶군요. 게임의 전개를 보면 그런 분위기가 또 어울리는 터라 딱히 뭐라 할 수가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굳이 화질 나쁘고 어설픈 동영상을 쓰지 않고 일러스트와 스크립트를 이용해서 이벤트를 깔끔하게 처리한 점도 높게 사줄 만 합니다.

칭찬 좀 해 줬으니 이제 좀 깝시다.
인터페이스 제작한 인간의 얼굴을 좀 보고 싶어지는군요. 전체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인터페이스의 구조와 기능에 연동되는 시스템, 그리고 반응은 근간의 게임들 중 최악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기능인 '조음사(調音査 : 일종의 조사 기능)' 부터가 짜증을 불러일으키는데, 쓸데없이 긴 페이드 아웃 등으로 인터페이스의 반응 속도도 느린 판에 뭐 하나 조사할 때마다 이 기능을 불러와야 하니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게다가 조음사를 발동하지 않으면 맵 상에 표시되지 않는 대상도 있어서 특히나 남발해야 하는 판에, 이렇게 불편하면 쓰라고 만든 건지조차 의문이 듭니다.

어째서 통상 상태에서 맵 상의 오브젝트를 터치하거나 가까이에서 버튼을 누르면 조사가 되도록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조사 대상이 왜 굳이 뜬금없는 곳에(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숨어 있어야 할까요.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이 그러한 점을 개선하면 유저가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모를 만한 사람들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사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유저에게 불합리한 시스템을 강요하는 제작자의, 공공연히 말할 수 없는 속내 중 일부지요. 남 일도 아니고 슬픈 이야기이니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넘어가렵니다. (이미 잔뜩 깐 주제에)
이외에는 자잘한 까일 점으로 세로그립 게임 주제에 왼손 설정이 없는 점, 그리고 컨피그에서 설정해 줄 수 있는 항목이 메시지 스피드 뿐이라는 점 정도입니다. 이 점도 인터페이스 문제에 해당되는 점이긴 합니다만, 인터페이스가 전체적으로 너무 뭣스러워서 이 정도는 눈에 띄지도 않는 것도 문제로군요.
2. RPG 요소의 의의는...?
기본적인 맵 이동은 3D 구도의 2D 배경에서 이루어 집니다. 최근 DS 게임 중에서 살펴보자면 해리포터나 닌자가이덴 등과 동일한 부류지요. 전투는 맵 이동 중 랜덤하게 전투가 시작되는 랜덤 인카운트 방식을 기본으로 하며, 종종 오브젝트 인카운트 방식(최근 게임 중에서는 360 게임의 블루드래곤 등과 같은 방식)도 나옵니다. 또한 전투에 나서는 캐릭터는 히로인인 네온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나름대로 '강령'이라는 시스템을 두어 외견과 공격 스타일을 바꿀 수 있도록 해 두었어도 역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겠습니다.

전투의 시간 흐름은 파판 계열에서 익숙한 ATB(액티브 타임 배틀)를 따온 스타일로 진행됩니다. 기본적으로 행동은 터치스크린 하단에 표시된 카드의 왼쪽 녹색 게이지가 전부 차서 붉은 색이 되었을 때 사용할 수 있게 되며, 각 행동은 터치스크린 상단으로 해당 카드를 드래그 해 넣으면 결정됩니다.
행동의 타입은 정면공격, 좌측공격, 우측공격, 후방공격, 전체공격, 회복, 방어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 모든 행동을 화면에 보이는 것과 같은 세 칸에는 다 넣지 못하니, 카드를 터치하면 미리 짜여진 순서에 따라 행동 타입이 바뀌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드가 적은 처음에는 행동도 단순하지만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여러 타입의 카드가 생기니 상황에 맞는 카드를 재빨리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게 되지요.
더불어 이후 설명하게 될 강령의 타입과 곡(曲) 선택에 따라 카드로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조합이 달라지게 됩니다. 상대하게 될 적의 패턴과 수에 따라서 유효한 조합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강령은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외견과 공격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밸런스가 잡힌 기본형 강령, 일점 공격이 강한 강령, 확산이나 추격 공격에 강한 강령 등 현재까지 세 타입을 봤는데, 강령 타입을 바꾸면 전체적인 행동 타입이 바뀌게 되므로 각 강령 타입의 특징을 숙지해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담이지만 강령 타입을 바꾸게 되면 모습 뿐만이 아니라 성격도 바뀐다는 설정이라, 전투 뿐만이 아니라 대화 장면의 그림과 대사에까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런 부분은 제작진이 신경을 쓴 면이 엿보여서 좋군요.
곡(曲) 선택이란 남주인공이 소리를 다루는 술사라는 설정에서 나온 시스템으로, 전투중 행동 타입에 주는 영향은 미약하지만(A를 쓸 수 있게 되는 대신 B를 못 쓰게 되는 등) 카드 사용까지의 게이지가 차는 속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첫번째 카드의 게이지가 빨리 차는 대신 세번째 카드가 느리다던가, 혹은 평균적이라던가 등의 여러가지 바리에이션이 있어서, 현재 사용하는 강령 타입과 주로 쓰게 될 칸의 게이지 상승 속도 등을 고려해서 선택해 줘야 합니다.
이상의 두 시스템은 필드맵 화면에서도 설정해 줄 수 있고, 전투중에 임의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ATB 기반의 전투에서는 행동 선택과 병행하려면 다소 익숙해 져야 할 필요가 있겠더군요.
이렇게 놓고 보면 꽤 재미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저도 새삼 설명해 놓고 나니 꽤 괜찮아 보이는군요.
근데 그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뭐하러 설명에만 저렇게 긴 글을 썼나 격하게 후회될 정도로.
일단 전투는 그냥 적 위치에 맞춰서 공격 - 회복만 반복하면 됩니다. 레벨이 좀 오르면 적 위치 맞출 것도 없이 전체공격 - 회복만 반복하면 됩니다. 못 깨겠으면 그냥 노가다 해서 레벨 더 올리면 됩니다. 게다가 어지간해선 행동 선택, 강령과 곡 선택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던가 하는 건 거의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졸개들 상대할때는 범용 타입으로 전체공격, 보스나 강한 적을 상대할 때에는 일점 공격 타입으로 하나만 패면 되지요. 곡 역시 전투중에 뻔질나게 바꿔줄 필요도 없고, 그냥 강령 타입 바꿀때 한번만 손 봐주면 되는 정도입니다.
그것도 모잘라서 적 패턴도 다들 비슷비슷하고 공략하는 재미도 없으니 이건 뭘 위한 RPG 요소인지 모르겠더군요. 이상을 염두에 두고 돌이켜 보면, 랜덤 인카운트 방식이라는 것이 지옥과도 같이 느껴집니다. 게임 중 계속되는 오마케의 지옥.
3. 그래도 이 게임을 게임으로서 존재하게 해 주는 요소, '초(超)추리'
정식으로는 미스테리 RPG를 표방했지만, 결국 이 게임은 어드벤쳐였습니다. RPG 요소는 죽을 쒀 놨지만 어드벤쳐적인 요소는 다행히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더군요. 아니, 즐기는 방법에 따라서는 웬만한 어드벤쳐 게임 못지 않은 재미도 얻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괴작스러운 의미로...?)

게임 전체적인 진행의 기본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시간을 이동하며 단서를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최근 비슷한 구성을 코나미의 '타임 할로우' 에서도 봤습니다만, 타임 할로우의 소박하고 현대적인 내용 전개와는 달리 이 게임에서의 사건과 내용 전개는 직선적이며 고전적입니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보면 김전일(이라기보다는 그 한참 전의 요코미조 세이시의 킨다이치 시리즈를 예로 들어야 하겠습니다만), 조금 멀리서 찾아보면 애거서 크리스티 풍의 '살인', '트릭', '범인은?''가정부는?' '집사는?' '쌀집 아저씨는?' 과 같은 실로 직선적인 구도지요. 실제로 게임 중의 사건에서는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의 오마쥬와도 같은 사건도 등장하는 등, 고전적인 추리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충분히 어필할 만한 구성입니다.

주인공은 시간을 넘나들며빌어먹을 놈의 조음사를 이용해서 단서를 찾고, 이를 '각음(刻音)' 으로서 수집해 가게 됩니다. 그리고 충분한 양의 단서 - 각음이 모이게 되면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초(超)추리' 를 행하게 됩니다.

초추리는 화면에서 보이듯 퍼즐과 같은 형태로 진행됩니다. 예를 들면 '범인은 어떻게 해서 범행을 저질렀는가?' 와 같은 의문이 제기되었을 때 이에 합당한 답을 각음 중에서 찾아 맞춰 넣으면, '그럴 경우 생기는 모순점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범인이 취한 행동은?' 등과 같이 추리를 보조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됩니다.
최종적으로는 '그렇다면 범인은 누구인가?', '이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과 같은 절차를 거쳐 진상을 밝혀내게 됩니다. 마치 보드게임으로 유명한 CLUE의 기본적인 요소를 게임으로 옮겨놓은 것과 같은 구도지요.
사실 여기까지는 사건을 풀어가는 형식만 다를 뿐, 어지간한 추리 어드벤쳐 게임과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근간의 다른 추리 어드벤쳐 게임들과 약간 다른 점은 '엉뚱한 범인을 그럴싸한 이유로 지목할 수도 있다' 는 점에 있습니다.
물론 게임 내부적으로는 제대로 된 트릭과 미리 정해진 범인이 존재하긴 하지만, 꼭 그것을 100%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주어진 각음을 보며 자신이 생각하는 트릭이 있다면 이를 조합하고, 그 결과 다른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되었다고 해도 그에 맞는 추리가 성립되어서 스토리가 진행되게 됩니다.
문제는, 영 엉뚱한 추리를 해도 마찬가지로 스토리는 진행된다는 점입니다만.
여기가 바로 이 게임을 괴작이라고 부르고 싶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추리를 완벽하게 해도 게임은 진행되고, 하나도 못 맞춰도 게임은 진행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추리를 위해 머리에서 김이 나도록 생각을 해도 좋고, 추리 따위 갈아엎고 열심히 싸우기만 해도 게임은 계속 진행됩니다. 다만 추리를 완벽하게 하면 보스전이 쉬워지고 반대의 경우 어려워 진다는 바리에이션이 있긴 하지만, 한참 위에서도 언급했던 이 게임의 전투 시스템을 생각하면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도 없습니다.
그도 그럴 듯이, 이 게임의 사건과 추리는 '그 자리에서 일어난 사건' 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사건' 을 들여다 보며 추리한다는 설정상의 한계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갈 수밖에 없습니다. 100% 옳은 답을 내어도 그 자리의 뭔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사건을 규명하고 넘어가는 것 밖에 없습니다. 여타 추리극처럼 범인의 자백타임 같은 것도 없으니, 다른 견해의 추리를 해서 다른 범인을 지목했다고 해도 스토리 상의 변화는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밑도 끝도 없는 추리를 할 경우, 더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저놈이 범인이야. 내 초추리가 틀렸다는 증거도 없어' 같은 말을 하고 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까지 보게 되지요.
하지만 이런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추리' 라고 해도, 의외로 즐길 만한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 초추리는 결과에 따라 최고 S부터 A, B, C 등으로 랭크를 부여받게 됩니다. 또한 추리가 틀린 부분의 경우 초추리가 끝난 후 표시를 해 주므로 그 부분을 보완해서 재도전할 수도 있지요. 이 부분이 의외로 몰입성이 있어서 적잖이 도전하게 됩니다.
더불어 초추리를 마치게 되면 언제나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추리의 결과를 정리하게 되는데, 이 때 초추리 당시 선택한 조합에 따라 추리 결과 정리의 내용도 조합되어 바뀌게 됩니다. 이 바리에이션이 꽤 풍부해서, 대강 큰 줄기로는 용의자 수 만큼의 내용이 준비되어 있고, 작은 줄기로 보면 용의자 마다 가장 그럴싸한 트릭에 대한 내용 조합도 각각 한두개씩 준비되어 있지요.
이것도 랭크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S랭크의 경우 정답에 해당하는 완벽한 결과를 보게 되고, A랭크 정도까지만 가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하는 조금씩 추리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되고, 아예 틀린 추리를 했을 경우 가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추리 결과도 나오더군요. 이 결과를 보기 위해서 여러가지 추리를 생각해 보는 재미도 한몫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필요 이상으로 노동력이 집약되었다는 의미에서도 슬쩍 괴작.
또한 추리 난이도가 결코 쉽지 않은 탓에, 완벽한 추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가 필요하게 됩니다. 물론 추리 난이도가 높아지는 이유 중의 하나로 '단서가 애매하다' 는 점도 있긴 합니다만, 이는 하나의 단서로 여러가지 추리 조합에 맞추기 위한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이런 단서와 맞물리는 추리 결과 역시 애매해지는 점도 마찬가지로 눈 감고 넘어가 줘야 할 부분일 듯.
이렇듯 이 게임에서 가장 즐길만한 부분은 어드벤쳐적인 부분과 추리 파트입니다만, 그것도 설정(과거의 사건) 하나 때문에 오마케와 같은 느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스크립트를 준비해서 여러가지 추리 조합에도 무난하게 대응하게 한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군요. 다만 여기에 할애할 노력을 조금 나눠서 인터페이스에 써 줬으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4. 쌀밥에 반찬으로 케잌 먹는 기분
이것저것 잡는 사람 치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사람 없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만, 이 게임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스쿠에니에서 만약 후속작을 준비한다면 다음에는 부디 RPG와 어드벤쳐 중 어느 쪽 하나를 잘라내고 구성해 줬으면 좋겠군요. 순수한 어드벤쳐로만 만들어 줘도 지금의 불만 중 절반은 날릴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사실 이렇게 잔뜩 까놓긴 했지만 어드벤쳐 요소와 추리는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까는 것도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거라니까요. (틀려)
일단 화려합니다. 이벤트 연출도 좋고, 음악도 수려하고, 풀화면 급의 일러스트 삽입 수도 많고, 대화 장면의 캐릭터 그림도 화면의 반을 채울 정도로 큼지막하게 나옵니다. 또한 보이스도 초반 이벤트부터 1장 시작까지는 끊어지지 않고 계속 나올 정도로 초반 임팩트에 주력한 모습이 보이는군요.
초반이 지나도 보이스가 적어지는 것 외에는 이러한 이미지가 계속해서 이어집니다. 조금 벼락부자스러운 화려함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매력 아닐까 싶군요. 게임의 전개를 보면 그런 분위기가 또 어울리는 터라 딱히 뭐라 할 수가 없습니다.
여담이지만 굳이 화질 나쁘고 어설픈 동영상을 쓰지 않고 일러스트와 스크립트를 이용해서 이벤트를 깔끔하게 처리한 점도 높게 사줄 만 합니다.

복장 센스는 좀 거시기하지만.
칭찬 좀 해 줬으니 이제 좀 깝시다.
인터페이스 제작한 인간의 얼굴을 좀 보고 싶어지는군요. 전체적인 인터페이스 디자인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인터페이스의 구조와 기능에 연동되는 시스템, 그리고 반응은 근간의 게임들 중 최악에 가까운 수준입니다.
특히 가장 많이 사용하게 되는 기능인 '조음사(調音査 : 일종의 조사 기능)' 부터가 짜증을 불러일으키는데, 쓸데없이 긴 페이드 아웃 등으로 인터페이스의 반응 속도도 느린 판에 뭐 하나 조사할 때마다 이 기능을 불러와야 하니 정말 대책이 없습니다. 게다가 조음사를 발동하지 않으면 맵 상에 표시되지 않는 대상도 있어서 특히나 남발해야 하는 판에, 이렇게 불편하면 쓰라고 만든 건지조차 의문이 듭니다.

토마토 스프에 코 박고 죽고 싶은 심정.
어째서 통상 상태에서 맵 상의 오브젝트를 터치하거나 가까이에서 버튼을 누르면 조사가 되도록 만들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게임 진행에 필수적인 조사 대상이 왜 굳이 뜬금없는 곳에(그렇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숨어 있어야 할까요. 이 게임을 만든 사람들이 그러한 점을 개선하면 유저가 편하게 즐길 수 있다는 걸 모를 만한 사람들은 아니라고 봅니다만, 사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물론 그렇게 만들면 편하긴 하지만 너무 간단해져서 재미가 없는데(혹은 플레이 타임을 늘리지 못하는데), 우리는 그 부족한 재미를(플레이 타임을) 보충할만한 요소가 도통 머리 속에 떠오르지 않아. 아니, 솔직한 말로 더 이상 일을 늘리고 싶지 않아.'
유저에게 불합리한 시스템을 강요하는 제작자의, 공공연히 말할 수 없는 속내 중 일부지요. 남 일도 아니고 슬픈 이야기이니 더 이상 추궁하지 않고 넘어가렵니다. (이미 잔뜩 깐 주제에)
이외에는 자잘한 까일 점으로 세로그립 게임 주제에 왼손 설정이 없는 점, 그리고 컨피그에서 설정해 줄 수 있는 항목이 메시지 스피드 뿐이라는 점 정도입니다. 이 점도 인터페이스 문제에 해당되는 점이긴 합니다만, 인터페이스가 전체적으로 너무 뭣스러워서 이 정도는 눈에 띄지도 않는 것도 문제로군요.
2. RPG 요소의 의의는...?
기본적인 맵 이동은 3D 구도의 2D 배경에서 이루어 집니다. 최근 DS 게임 중에서 살펴보자면 해리포터나 닌자가이덴 등과 동일한 부류지요. 전투는 맵 이동 중 랜덤하게 전투가 시작되는 랜덤 인카운트 방식을 기본으로 하며, 종종 오브젝트 인카운트 방식(최근 게임 중에서는 360 게임의 블루드래곤 등과 같은 방식)도 나옵니다. 또한 전투에 나서는 캐릭터는 히로인인 네온으로 고정되어 있는데, 나름대로 '강령'이라는 시스템을 두어 외견과 공격 스타일을 바꿀 수 있도록 해 두었어도 역시 뭔가 부족한 느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겠습니다.

남주인공은 강령한 상태의 여주인공을 이끌어서 전투를 진행한다. ...는 내용의 설정.
전투의 시간 흐름은 파판 계열에서 익숙한 ATB(액티브 타임 배틀)를 따온 스타일로 진행됩니다. 기본적으로 행동은 터치스크린 하단에 표시된 카드의 왼쪽 녹색 게이지가 전부 차서 붉은 색이 되었을 때 사용할 수 있게 되며, 각 행동은 터치스크린 상단으로 해당 카드를 드래그 해 넣으면 결정됩니다.
행동의 타입은 정면공격, 좌측공격, 우측공격, 후방공격, 전체공격, 회복, 방어 등 여러가지가 있는데, 이 모든 행동을 화면에 보이는 것과 같은 세 칸에는 다 넣지 못하니, 카드를 터치하면 미리 짜여진 순서에 따라 행동 타입이 바뀌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카드가 적은 처음에는 행동도 단순하지만 캐릭터가 성장하면서 여러 타입의 카드가 생기니 상황에 맞는 카드를 재빨리 선택하는 것도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게 되지요.
더불어 이후 설명하게 될 강령의 타입과 곡(曲) 선택에 따라 카드로 선택할 수 있는 행동의 조합이 달라지게 됩니다. 상대하게 될 적의 패턴과 수에 따라서 유효한 조합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강령은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외견과 공격 스타일을 바꿀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밸런스가 잡힌 기본형 강령, 일점 공격이 강한 강령, 확산이나 추격 공격에 강한 강령 등 현재까지 세 타입을 봤는데, 강령 타입을 바꾸면 전체적인 행동 타입이 바뀌게 되므로 각 강령 타입의 특징을 숙지해 둘 필요가 있겠습니다.
여담이지만 강령 타입을 바꾸게 되면 모습 뿐만이 아니라 성격도 바뀐다는 설정이라, 전투 뿐만이 아니라 대화 장면의 그림과 대사에까지 영향을 주게 됩니다. 이런 부분은 제작진이 신경을 쓴 면이 엿보여서 좋군요.
곡(曲) 선택이란 남주인공이 소리를 다루는 술사라는 설정에서 나온 시스템으로, 전투중 행동 타입에 주는 영향은 미약하지만(A를 쓸 수 있게 되는 대신 B를 못 쓰게 되는 등) 카드 사용까지의 게이지가 차는 속도에 큰 영향을 줍니다. 첫번째 카드의 게이지가 빨리 차는 대신 세번째 카드가 느리다던가, 혹은 평균적이라던가 등의 여러가지 바리에이션이 있어서, 현재 사용하는 강령 타입과 주로 쓰게 될 칸의 게이지 상승 속도 등을 고려해서 선택해 줘야 합니다.
이상의 두 시스템은 필드맵 화면에서도 설정해 줄 수 있고, 전투중에 임의로 변경할 수도 있습니다. ATB 기반의 전투에서는 행동 선택과 병행하려면 다소 익숙해 져야 할 필요가 있겠더군요.
이렇게 놓고 보면 꽤 재미있어 보이지 않습니까? 저도 새삼 설명해 놓고 나니 꽤 괜찮아 보이는군요.
근데 그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가 뭐하러 설명에만 저렇게 긴 글을 썼나 격하게 후회될 정도로.
일단 전투는 그냥 적 위치에 맞춰서 공격 - 회복만 반복하면 됩니다. 레벨이 좀 오르면 적 위치 맞출 것도 없이 전체공격 - 회복만 반복하면 됩니다. 못 깨겠으면 그냥 노가다 해서 레벨 더 올리면 됩니다. 게다가 어지간해선 행동 선택, 강령과 곡 선택 등의 전략이 필요하다던가 하는 건 거의 없습니다.
굳이 말하자면 졸개들 상대할때는 범용 타입으로 전체공격, 보스나 강한 적을 상대할 때에는 일점 공격 타입으로 하나만 패면 되지요. 곡 역시 전투중에 뻔질나게 바꿔줄 필요도 없고, 그냥 강령 타입 바꿀때 한번만 손 봐주면 되는 정도입니다.
그것도 모잘라서 적 패턴도 다들 비슷비슷하고 공략하는 재미도 없으니 이건 뭘 위한 RPG 요소인지 모르겠더군요. 이상을 염두에 두고 돌이켜 보면, 랜덤 인카운트 방식이라는 것이 지옥과도 같이 느껴집니다. 게임 중 계속되는 오마케의 지옥.
3. 그래도 이 게임을 게임으로서 존재하게 해 주는 요소, '초(超)추리'
정식으로는 미스테리 RPG를 표방했지만, 결국 이 게임은 어드벤쳐였습니다. RPG 요소는 죽을 쒀 놨지만 어드벤쳐적인 요소는 다행히 그렇게까지 심하진 않더군요. 아니, 즐기는 방법에 따라서는 웬만한 어드벤쳐 게임 못지 않은 재미도 얻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아마도 괴작스러운 의미로...?)

시간의 틈새에 각인된 기억을 엿보며 사건 해결의 단서를 구한다. 이른바 '가정부는 보았다'. (틀려)
게임 전체적인 진행의 기본은, 사건의 진상을 밝히기 위해 시간을 이동하며 단서를 찾아나가는 것입니다. 최근 비슷한 구성을 코나미의 '타임 할로우' 에서도 봤습니다만, 타임 할로우의 소박하고 현대적인 내용 전개와는 달리 이 게임에서의 사건과 내용 전개는 직선적이며 고전적입니다.
비교적 가까운 곳에서 보면 김전일(이라기보다는 그 한참 전의 요코미조 세이시의 킨다이치 시리즈를 예로 들어야 하겠습니다만), 조금 멀리서 찾아보면 애거서 크리스티 풍의 '살인', '트릭', '범인은?'

발견된 단서는 주인공의 능력에 의해 '각음(刻音)' 이라는 형태로 보관된다.
주인공은 시간을 넘나들며

추리를 넘어선 추리, 그것이 바로 '초추리'. 근데 어감이 좀 후지다.
초추리는 화면에서 보이듯 퍼즐과 같은 형태로 진행됩니다. 예를 들면 '범인은 어떻게 해서 범행을 저질렀는가?' 와 같은 의문이 제기되었을 때 이에 합당한 답을 각음 중에서 찾아 맞춰 넣으면, '그럴 경우 생기는 모순점은?', '이를 방지하기 위해 범인이 취한 행동은?' 등과 같이 추리를 보조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제기됩니다.
최종적으로는 '그렇다면 범인은 누구인가?', '이 사람이 범인이라는 것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과 같은 절차를 거쳐 진상을 밝혀내게 됩니다. 마치 보드게임으로 유명한 CLUE의 기본적인 요소를 게임으로 옮겨놓은 것과 같은 구도지요.
사실 여기까지는 사건을 풀어가는 형식만 다를 뿐, 어지간한 추리 어드벤쳐 게임과 별 다를 바 없다고 생각될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게임이 근간의 다른 추리 어드벤쳐 게임들과 약간 다른 점은 '엉뚱한 범인을 그럴싸한 이유로 지목할 수도 있다' 는 점에 있습니다.
물론 게임 내부적으로는 제대로 된 트릭과 미리 정해진 범인이 존재하긴 하지만, 꼭 그것을 100% 따를 필요는 없습니다. 주어진 각음을 보며 자신이 생각하는 트릭이 있다면 이를 조합하고, 그 결과 다른 사람이 범인으로 지목되었다고 해도 그에 맞는 추리가 성립되어서 스토리가 진행되게 됩니다.
문제는, 영 엉뚱한 추리를 해도 마찬가지로 스토리는 진행된다는 점입니다만.
여기가 바로 이 게임을 괴작이라고 부르고 싶은 부분 중 하나입니다. 추리를 완벽하게 해도 게임은 진행되고, 하나도 못 맞춰도 게임은 진행됩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추리를 위해 머리에서 김이 나도록 생각을 해도 좋고, 추리 따위 갈아엎고 열심히 싸우기만 해도 게임은 계속 진행됩니다. 다만 추리를 완벽하게 하면 보스전이 쉬워지고 반대의 경우 어려워 진다는 바리에이션이 있긴 하지만, 한참 위에서도 언급했던 이 게임의 전투 시스템을 생각하면 결과적으로는 큰 차이도 없습니다.
그도 그럴 듯이, 이 게임의 사건과 추리는 '그 자리에서 일어난 사건' 에 대한 것이 아니라 '과거에 일어난 사건' 을 들여다 보며 추리한다는 설정상의 한계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갈 수밖에 없습니다. 100% 옳은 답을 내어도 그 자리의 뭔가를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그저 그 사건을 규명하고 넘어가는 것 밖에 없습니다. 여타 추리극처럼 범인의 자백타임 같은 것도 없으니, 다른 견해의 추리를 해서 다른 범인을 지목했다고 해도 스토리 상의 변화는 전혀 없습니다.
실제로 밑도 끝도 없는 추리를 할 경우, 더러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하여간 저놈이 범인이야. 내 초추리가 틀렸다는 증거도 없어' 같은 말을 하고 넘어가는 주인공의 모습까지 보게 되지요.
하지만 이런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추리' 라고 해도, 의외로 즐길 만한 구석이 있습니다.
일단 초추리는 결과에 따라 최고 S부터 A, B, C 등으로 랭크를 부여받게 됩니다. 또한 추리가 틀린 부분의 경우 초추리가 끝난 후 표시를 해 주므로 그 부분을 보완해서 재도전할 수도 있지요. 이 부분이 의외로 몰입성이 있어서 적잖이 도전하게 됩니다.
더불어 초추리를 마치게 되면 언제나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대화를 나누는 형식으로 추리의 결과를 정리하게 되는데, 이 때 초추리 당시 선택한 조합에 따라 추리 결과 정리의 내용도 조합되어 바뀌게 됩니다. 이 바리에이션이 꽤 풍부해서, 대강 큰 줄기로는 용의자 수 만큼의 내용이 준비되어 있고, 작은 줄기로 보면 용의자 마다 가장 그럴싸한 트릭에 대한 내용 조합도 각각 한두개씩 준비되어 있지요.
이것도 랭크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S랭크의 경우 정답에 해당하는 완벽한 결과를 보게 되고, A랭크 정도까지만 가도 어느 정도 납득이 되는 결과를 볼 수 있습니다. 이하는 조금씩 추리의 완성도가 떨어지게 되고, 아예 틀린 추리를 했을 경우 가끔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는 추리 결과도 나오더군요. 이 결과를 보기 위해서 여러가지 추리를 생각해 보는 재미도 한몫 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 필요 이상으로 노동력이 집약되었다는 의미에서도 슬쩍 괴작.
또한 추리 난이도가 결코 쉽지 않은 탓에, 완벽한 추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여러 차례의 시행착오가 필요하게 됩니다. 물론 추리 난이도가 높아지는 이유 중의 하나로 '단서가 애매하다' 는 점도 있긴 합니다만, 이는 하나의 단서로 여러가지 추리 조합에 맞추기 위한 것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봅니다. 이런 단서와 맞물리는 추리 결과 역시 애매해지는 점도 마찬가지로 눈 감고 넘어가 줘야 할 부분일 듯.
이렇듯 이 게임에서 가장 즐길만한 부분은 어드벤쳐적인 부분과 추리 파트입니다만, 그것도 설정(과거의 사건) 하나 때문에 오마케와 같은 느낌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다양한 스크립트를 준비해서 여러가지 추리 조합에도 무난하게 대응하게 한 점은 높이 평가하고 싶군요. 다만 여기에 할애할 노력을 조금 나눠서 인터페이스에 써 줬으면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4. 쌀밥에 반찬으로 케잌 먹는 기분
이것저것 잡는 사람 치고 뭐 하나 제대로 하는 사람 없다는 말을 많이 듣습니다만, 이 게임이 딱 그런 느낌입니다. 스쿠에니에서 만약 후속작을 준비한다면 다음에는 부디 RPG와 어드벤쳐 중 어느 쪽 하나를 잘라내고 구성해 줬으면 좋겠군요. 순수한 어드벤쳐로만 만들어 줘도 지금의 불만 중 절반은 날릴 수 있을 거라 봅니다.
사실 이렇게 잔뜩 까놓긴 했지만 어드벤쳐 요소와 추리는 재미있게 즐기고 있습니다.
까는 것도 사랑이 있어야 가능한 거라니까요. (틀려)
2008/08/22 05:10
2008/08/22 05:10
Posted by KAI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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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ave your greetings here.
긴 리뷰 잘 봤습니다...
저도 어제 잠깐 플레이 해 봤는데, 말씀하신 "조음사" 기능이 할말을 잃게 만들더군요.
왜 이 기능을 굳이 메뉴안에 넣어놔서 한 번 조사할 때마다 검은화면을 두 번이나 보아가며 기다려야 하는지, 너무나도 불편한 인터페이스가 제 머리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되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나마 음성 분량은 많은 편이라 글읽는 속도가 느려터진 저로써도 약간 수월하게 플레이할 수가 있었습니다. 구동시에 "스쿠에아 에닉크스" 라고 말하는 음성도 매 회 구동시마다 랜덤으로 바뀌더군요...
발매 소식을 듣고 여기저기 뒤지다가 트레일러를 보면서 왜 네온이 전투시에 "알보칠"을 바른 비보이마냥 발광춤을 추는가 했더니, 플레이를 해 보고 그게 "신내림"이었다는걸 알고는 '피식'했습니다.
처음 잡았을 때는 혹시나 DQ5처럼 락이라도 걸려있지는 않을까 하는 마음에 얼른 돌려봤는데, 다행히 아무것도 없는 것 같더군요... DQ5가 6시간만에 처참히 뚫리고 나서는 이제 뻘짓은 안하려나 봅니다...
일단 지금은 공간의 틈으로 빨려들어가는데까지 잠깐동안 플레이 해 봤는데, 나름대로 할만한 것 같습니다.
어쩌면 빌어드실 조음사 및 불편한 인터페이스 때문에 짜증나서 접을 수도 있겠네요...
(저도 초추리 라는 말이 후지다고 생각했었는데, 카이소님께서 적절히 지적해 주셨군요 ㅋㅋ)
요새 부실공사 티가 만연히 드러나는 게임들이 꽤 자주 보이긴 합니다만, 시스템 적인 면도 그렇고 RPG ADV적인 요소도 그렇고, 이렇게까지 서로가 어긋나서 돌아가는 게임도 꽤 보기 드물지 않을까 싶습니다.
균형이 하도 안 맞다 보니, 이건 짜증을 넘어서 허탈한 웃음이 다 나오더군요.;
비주얼이나 사운드, 보이스 등 외견을 봐서는 분명 돈 좀 들인 것으로 보이는 데다가 추리 모드의 스크립트 양을 보면 노력도 적잖이 들인 게임일 텐데, 왠지 죽 쒀서 개 준 듯한 게임이 된 점은 어떻게 해석해야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게임이 아예 재미가 없는 것도 아니라 더 아쉽더군요.
...랄까, 이것도 나름대로 괴작(バカゲー)으로서는 즐길 만 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3장 플레이 중인 지금도 정말 조음사는 용서가 안 되더군요. 뭔가 강력한 치트라도 나와서 '랜덤 인카운트 방지', '원터치 조음사' 같은 기능이라도 써 줄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결국 이 게임의 의의는 하루히와 코이즈미의 초<s>삽질</s>추리 어드벤쳐로군요. (...)
히라노를 기용해서 판매량을 높이려 한것 같은데, 어째 자주 가는 곳들에선 히라노 나온다고 즐하는 사람들이 넘쳐나더란 말이지. 그쪽 네타는 잘 몰라서 그러는데, 뭔가 히라노 까이는 이유라도 있는가?
아니면 그냥 가식인가. (...)
히라노는 아마, 가지 네개가 없어서 좀 많이 까인다는 것 같더군요(그 외로도 이것저것 있나본데 여엉 관심이 없어서).
뭐, 인터페이스 지랄맞은 것은 역시 일본게임 특유의
'아, 꼬우면 하지 말든가' 가 아닐까 싶습니다(...).
품행이 방정맞은 모양이군. (...)
그나마 이쪽은 이노우에 키쿠코 이후로 이름을 기억하는 몇 안되는 여자성우다 보니 어느 정도 관심은 가더구만. 최근 트러스티벨에 나온 게 좀 인상에 남은 듯...
티라노 마빡이 인기도 많지만 안티도 많은 이유는,
1. 연기 실력에 비해 너무 급격한 인기몰이
- 존 시나가 욕먹는 것과 비슷한 맥락입죠.
2. 급성공 후 성우 일보다 앨범, 화보집 등의 엔터테인먼트 일에 주력
- 이런 걸로 배신감 느끼는 팬의 마음을 이해는 못 해도 존중하려 노력해 봅시다. (뭔소리여)
그리고 티라노는 원래 가수 지망생이었으니 당연히도 노래가 더 좋겠죠.
3. 가식이 너무 심함
- 아이돌 중에 가식없는 사람이 없겠지만, 마빡이는 그 중에서도 넘버 원.
인기가 많은 것도 괴로운 일이구먼. 왠지모르게 벼락부자가 처신 잘못해서 욕먹는 패턴하고도 많이 유사한 듯 싶고. (...)
존시나 하니 요즘 일판 DVD들을 보다가, 영화 예고편으로 그친구 출연한 영화(원제가 The Marine이었던가...여하간 일판 제목은 No Surender - 육탄병기;)를 보게 되어서 좀 무서웠더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