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같은 주제로 세 번째 글까지 오게 되었는데, 요즘은 영화도 3부작이 대세니 그냥 그렇다 치고. (틀려)

종전의 두 포스팅에서 최근 관심가는 쪽은 거의 다 다룬 느낌이라 이번은 볼륨이 약간 빈약합니다. 어거지로 넣자면 대여섯 타이틀 쯤은 더 있긴 하지만 이쪽은 굳이 골라서 쓸 정도는 아니니, 나중에 심심하다 싶으면 한번씩 잡아 보고 그때 글이라도 써 봐야 겠군요. 일단은 그보다 그간 건드려 봤던 PSP 게임 정리가 먼저. 베스트/워스트는 언제 쓸지 또 까마득합니다.

이제는 지근히 할 게임 잡아서 연말연시를 느긋하게 보내는 일만 남았군요.




1. 크라이시스

그래픽카드가 중견급인 탓이 가장 크지만, 2009년 초에 맞춘 PC로 2007년(거의 2008년이지만)에 나온 게임에 사양 고생한다는 점이 참 거시기합니다. 1280x720 하이 옵션 베이스에 autoexec 컨피그로 조금 조정했더니 그럭저럭 볼만한 화면에 30프레임 전후는 맞출 수 있어서 그냥저냥 할만했습니다.

인민군의 섹시코만도.

인민군의 섹시코만도.


그냥 하자니 좀 심심할 듯 해서 일판으로 했는데, 일판에는 더빙도 그렇지만 와카모토씨가 녹음한 나노슈츠 보이스가 서비스로 들어가 있어서(설정 파일 수정으로 쓸 수 있음) 시종 맥시멈 텐션이었습니다. 정작 극중에서는 평이한 역인 데다가 잠깐 나오고 말아서 좀 아쉬웠습니다만. 여담이지만 인민군은 네이티브 음성으로 놓고 플레이. (...)

게임 자체는 자연물 그래픽 보는 것 외에는 별것 없는 느낌인 데다가 뭐 좀 할 만하니 끝나서 허무했지만, 게임중 빈번하게 쓰이는 나노슈츠 기능 선택 조작이 직관적이고 편했던 점은 칭찬해 줄 만 하군요. 하도 조작을 많이 했더니 중반쯤부터 클로크 → 아머 변경 후 사격 → 클로크 조작은 의식하지 않아도 버릇처럼 나올 정도였습니다.

게임플레이 자체와는 관계 없는 이야기지만, 유저가 게임에 사용된 리소스에 꽤 접근하기 쉽게 되어 있더군요. 모드(MOD)가 이것저것 나오는 것도 이해가 가는데, 실제로도 로컬라이즈 데이터와 관련된 .pak 파일을 풀어 보니 스크립트는 XML 구조에 사운드도 항목별로 잘 정리되어 있어서 작업하기에 상당히 용이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격정적인 영어와 일어 사이에 끼인, 무심한듯 쉬크한 한글 스크립트. (공식)

격정적인 영어와 일어 사이에 끼인, 무심한듯 쉬크한 한글 스크립트. (공식)





2. 크라이시스 워헤드

이쪽은 전작의 조연 캐릭터인 사이코(본명 사익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후속작입니다. 중심 시스템의 변경점은 하나도 없어서 후속작이라기 보다는 공식 모드같은 느낌인데...인터페이스 HUD에 당당히 Sykes Mod라고 찍혀 있는 것은 제작사의 애교라고 봐야 할까요. 하여간 스토리와 그래픽이 바뀐 것 외에는, 시스템도 퀄리티도 감각도 사양 처먹는 것도 전작과 동일합니다. 심지어는 재미 없는 것도. (...)

슈츠가 Mod랄까, 게임 자체가 Mod랄까.

슈츠가 Mod랄까, 게임 자체가 Mod랄까.


다만 일판에서는 이번 작의 주적으로 나오는 이(Lee) 장군 목소리를 나카다씨가 담당한 점이 특색이라면 특색이랄까요. 생긴게 참 안습이라 목소리와 매치가 안 되는 심각한 문제가 있긴 합니다만. 전작의 와카모토씨 캐릭터와 마찬가지로 얼마 나오지도 않고 말이지요.

ですよねー

ですよねー


이 게임도 전작과 마찬가지로 뭔가 좀 할 만하니 끝나서 참 거시기하군요. 그러고보니 최근 Futuremark에서도 게임을 냈다고 하던데, 크라이텍과 마찬가지로 기술은 그렇다 치고 게임의 재미나 스토리 구성이 어떨지 내심 궁금하기도 합니다.




3. 보더랜드

가벼운 세기말 + 디아블로 + FPS라고 해야 할까요. 퀘스트를 중심으로 진행되는 게임 자체는 딱히 걸리는 부분 없이 부드럽게 이어지지만 볼륨 대비 기복이 적어서 약간 심심하기도 한데, 그래도 의외로 총질하는 느낌이 취향에 맞고 아이템 옵션 보고 성능 실험하는 재미가 있어서 이래저래 하다 보니 솔져 레벨 28 정도까지는 플레이를 하게 되었습니다.

다만 좀 하다 보면 지겹고, 방치해 뒀다가 다시 하면 좀 할만한 상태의 반복이군요.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딱히 이렇다 할 재미가 있는 것도 아닌데, 워낙에 디아블로계를 좋아하던 덕에 잡고 있다 싶습니다. 레벨에 맞는 퀘스트 하나하나 깨면서 하다 보면 노가다 할 일도 없고, 배틀넷 같은 서비스도 없는 이상 레벨이나 아이템에 목숨 걸지 않아도 되는 점은 장점이기도 하지만 단점이기도 하군요.

Moe...모에? (틀려)

Moe...모에? (틀려)


...정말 불타고 계신다.; (더더욱 틀려;)

...정말 불타고 계신다.; (더더욱 틀려;)


게임의 재미를 깎아먹는 요소의 대부분은 시스템의 기본적인 불편함이었습니다. 달리기 중 좌우이동을 하면서 이동 방향과 반대로 시점이동을 하려 하면 달리기가 풀리는 점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지요. 이외에도 줌 시점이 토글이 아니라 버튼을 누르고 있는 걸로만 고정이 되어 있어서 은근히 불편한 점도 있고, 맵상에서 오브젝트 사이를 조금만 비집고 가려 하면 끼어서 이동에 지장을 주는 일이 빈번하다던지, 퀘스트에 따라 마커(목적지 표시)가 영 관계없는 부근에 찍히는 때가 종종 보이는 점, 인터페이스 조작이 그리 편하지 못한 점 등도 들 수 있겠습니다.

사양 면에선, 순수히 사양이 높은 건지 언리얼 엔진 최적화가 덜 되어서 그런지 친 N당이라서 그런지 화면에 보이는 것에 비해 프레임이 참 안 나오던데, 동적 그림자 옵션만 끄면 그럭저럭 할 만한 수준이라 적당히 타협해서 하고 있지요. 도시 그래픽 설정에 V-Sync와 AA 설정이 없어서 편법을 써야 된다는 것도 처음 보곤 꽤 황당했었는데, 그런 걸 생각하면 눈 아픈 기본 FOV값 정도는 그냥 논외로 쳐 줘도 될 정도입니다. 그러고보니 키 설정에서 마우스 휠 무기 선택 방향을 바꿔놓으면 어느새 은근슬쩍 씹는 문제도 있었군요.

실은 이 게임, 지금도 끊임없는 유혹을 발하고 있는 폴아웃3를 끝까지 피하기 위해서 고른 게임이었습니다. 알아서 플레이 시간이 자제되는 걸 보면 그럭저럭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생각되는군요.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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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9 23:31 2009/12/29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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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Malsu 2009/12/30 00:37  Modify/Delete  Reply  Address

    크라이시스 시리즈는 양판으로 해본지라 뭔가 사양으로 좌절한 머리아픈 기억밖에 남아있질 않구먼. 일판이었으면 뭔가 네타적으로라도 좀 덜 지루했을 터인데(게임자체도 상당히 재미없는 물건이었고)... 이쪽은 뜬금없이 때아닌 킬링플로어를 찝적대는 중인데 저물건 오늘하루 스팀서 세일가로 3.74USD하던데 꽤 저렴한듯.
    뭐 슬슬 연말이겠다 다음 연말을 대비해서(...) 폴아웃에 손을 대 보는것도..?

    • KAISO 2009/12/31 15:35  Modify/Delete  Address

      기억을 떠올려 보면 파크라이도 게임성이 메말랐다 싶었는데, 크라이시스는 왠지 풍화에 가깝다 해야 될까. 그나마 와카모토씨 덕에 좀 웃었으니 다행일지도. 킬링플로어는 언토 모드로만 기억하고 있었는데, 독립작으로 나온 줄도 모르고 있었는걸. 이거 요즘 하면 어떤 느낌이 들려나...

      보더랜드를 끝내고 나서 뭔가 잡을 게 안 생기면 정말 폴아웃에 말뚝 박아 버릴 것 같아 무서워. (...)

  3. akii 2010/01/01 23:26  Modify/Delete  Reply  Address

    크라이시스는 나중에 한다면 나노슈트 음성만 바꿔서 쓰고픈 마음이 간절합니다(...).
    퓨처마크에서 내놓은게 쉐터드 호라이즌인가 뭔가하는 제로G 어택... 이 아니고 무중력 우주공간 FPS였던가요. 사양은 굉장히 높은데 게임은 뭔가 많이 아니다는 평이 많덥니다(...).

    • KAISO 2010/01/02 11:38  Modify/Delete  Address

      파일 해체해서 음성 바꾸는 것도 용이하니 기회가 닿으면 한번 해보시게. 마악시마무스피이도. (...)
      그놈은 운석에 짱박혀서 캠핑이라도 하지 않는 이상 조준이 참 더럽다는 말을 종종 들었는데, 게임 자체도 좀 거시기한 모양이구만.; 궁금하긴 한데 사양이 겁나서 손을 못 대고 있으니...으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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