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P로 지난 연말쯤 발매된 다라이어스 버스트입니다. 정보 발표 때부터 갖고 있던 생각이지만, 나름대로 고전 명작 소리 듣는 슈팅게임의 정식 후속작이 휴대용 기기로 나온다는 것에 우려를 품은 사람들도 적지 않았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라디우스 V를 마지막으로 명작 슈팅의 성공적인 부활을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요즘, 계속 떨어져 가는 실력으로나마 슈팅을 즐겨 플레이 하는 입장으로선 걱정 되는 소식 중의 하나였지요.

다라이어스, 너마저...?!

다라이어스, 너마저...?!


현실로 다가온 우려 중 가장 큰 것은 그래픽과 연출이었습니다. 폴리곤이 처음 도입된 G다라이어스 때만 해도 투박하면서도 견고한 그래픽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데, 이번 버스트는 팍팍하니 좀 없어 보이는, 속된 말로 싼티가 흐르는 느낌이 드는군요. 굳이 좋게 말하자면 황태 메마른 느낌...이라고 표현 못할 것도 없지만, 다라이어스의 가장 큰 볼거리인 보스의 임팩트가 많이 죽는 게 아쉽습니다. 안그래도 전체적인 연출에 힘이 많이 모자란 느낌이 드는데 말이지요.

...こっち見んな

...こっち見んな


Zone 분기 하나를 날로 먹어서 볼륨도 작아지고(A 클리어시 분기없이 B로, B를 클리어 하면 그제서야 C, D 선택), PSP의 키 조작감도 예나 지금이나 슈팅엔 좀처럼 적응이 안 되는 것이, 360이나 PS3 같은 현세대기가 무리였다면 하다못해 조금만 더 다듬어서 PS2로라도 내줬으면 좋았을텐데 말이지요. 그래픽이나 볼륨은 둘째치더라도, 적어도 스틱 조작이라는 선택지가 있으니 말입니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왠지 브로큰 썬더, 썬더포스6, 제로 초형귀(응?) 등의 전설파괴작이 슬슬 오버랩 되겠지만, 사실 플레이 하다 보면 게임 자체는 의외로 괜찮다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텐션이 느슨한 게 문제지만 게임성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아서 비교적 경파하게 즐길 수 있다는 점이 일단 다행이지요.

문제가 되는 텐션도 그나마 마지막 스테이지에서는 간신히 회복되는데, 이 재미를 그 이전 스테이지 들에도 조금은 반영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아쉽더군요. 새로 채용된 스코어에 배율을 주는 시스템의 달성감은 스테이지 구성 텐션과도 적지 않은 관계가 있으므로 더욱 절실하게 느껴집니다.

마찬가지로 새로운 시스템인 버스트 공격은 기본적으로 직선 버스트, 적탄 상쇄를 통한 공방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설치 버스트, 적 보스의 버스트 공격을 받아치는 버스트 카운터의 세 가지로 나뉘게 됩니다.

그 중에서도 각도를 바꿔 가며 원하는 위치를 공격할 수 있는 설치 버스트는 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시스템으로, 암기 뿐만 아니라 순간적인 판단과 경쾌한 조작을 필요로 하는 시스템이지요. 겉보기는 일견 수수해 보이지만, 이 설치 버스트 조작의 숙련에 따라서 공략폭이 극적으로 넓어지게 됩니다.

설치 버스트는 엣지있게 꺾어주는 것이 포인트.

설치 버스트는 엣지있게 꺾어주는 것이 포인트.


적 보스의 버스트 공격을 버스트로 맞받아치는 버스트 카운터는, 타이토가 특히나 좋아하는(?) 빔 대결 요소를 계승하는 시스템입니다. G다라이어스의 알파빔 대결처럼 근성으로 해결되는 것이 아닌 일발승부 타이밍 싸움이라 성공이 쉽진 않지만, 성공하기만 하면 절대적인 위력을 발휘하게 됩니다.

적 보스의 버스트 공격. 챠지를 시작하고 발사 부위가 특정 타이밍으로 3회 빛나면서 예고를 한다.

적 보스의 버스트 공격. 챠지를 시작하고 발사 부위가 특정 타이밍으로 3회 빛나면서 예고를 한다.


버스트 카운터는 적 보스의 버스트 예고 모션을 보고 타이밍을 맞추는 것이 본래의 방법이지만, 보스가 이미 발사한 버스트에 끼어들면서 카운터를 먹이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군요. 후자는 아직 실험해 본 적은 없지만 연습에 따라서는 이쪽이 성공률이 더 높다고도 합니다.

버스트 카운터 실패. 전부 상쇄되어 게이지만 날리므로 얼른 이탈하는 게 그나마 손해 덜 보는 길.

버스트 카운터 실패. 전부 상쇄되어 게이지만 날리므로 얼른 이탈하는 게 그나마 손해 덜 보는 길.


버스트 카운터 성공. 황색으로 바뀐 빔이 죽을 때까지 밀어붙인다.

버스트 카운터 성공. 황색으로 바뀐 빔이 죽을 때까지 밀어붙인다.


익숙해 지기 전까지 버스트 카운터는 요행 정도로 생각한다고 치고, 일단은 설치 버스트를 얼마나 숙달하는가가 재미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소가 되겠습니다. 실제로 설치 버스트를 제대로 활용하지 않고(직선 버스트만 쓰면서) 플레이 할 경우, 대폭으로 높아지는 난이도와는 어울리지 않게 심드렁한 게임과 직면하게 되지요.

또한 설치 버스트의 조작성은 기체에 따라 달라서, 처음부터 쓸 수 있는 레전드 실버호크와 아케이드 모드 1회 클리어 후부터 쓸 수 있는 넥스트 실버호크의 설치 버스트 조작성은 서로 정반대인 데다가 사양이 약간 다르다는 점을 주의해야 합니다. 레전드에 익숙해졌다 싶을 때 넥스트를 잡으면 상당히 혼란스럽지만, 반드시 넥스트를 써야 하는 스테이지도 있는 미션 모드를 생각하면 양쪽 다 익숙해질 필요가 있겠다 싶군요.




마지막으로 음악에 대해서 말하자면...예전에 비하면 요즘 준타타의 음악은 개인적으론 주가가 크게 떨어진 상태였지만, 음악은 전체적으로 괜찮다 싶은 정도였습니다. 첫 스테이지인 존 A의 음악은 일단 준타타 필터(좋은 의미로든 나쁜 의미로든)를 빼고 봐도 괜찮고, 존 C의 경우 스테이지의 진행을 음악에 맞춰서 연출한 점이 준타타와 타이토계 슈팅 답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리고 아직 듣지 못한 곡이지만, 다라이어스 음악의 개조(開祖) OGR씨가 담당했다고 하는 존 K 보스전 음악은 솔직히 기대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최근까지는 아케이드 모드 두번 정도 클리어 후 미션 모드 1-1에서 버스트 카운터 연습하느라 진도가 안 나가고 있는데, 어느정도 성과를 거두면 아직 진행해 보지 못한 존 J, K 격파에 나서봐야 겠습니다.




당초 기대치가 낮아서인지 생각 외로 재미있게 즐기고는 있지만, 그렇다고 수작이나 명작이라 하기엔 아쉬운 부분이 많은 작품입니다. 하다못해 텐션을 조금 더 살리고 조작계 선택의 여지가 있는 콘솔로 발매가 되었더라면 게임성을 고려해서 좀더 좋은 점수를 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이상 결국 준작과 평작 사이쯤으로 자리를 줄 수밖에 없겠군요.

그래도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면 브로큰썬더 시리즈(?) 꼴 나지 않아서 다행이라는 견해도 낼 수 있겠습니다만. 현상 유지에 약간 못미치긴 하지만, 그나마 크게 망가지지 않은 것에 안도해야 겠습니다.

여전히 전설로 남을 G다라이어스.

여전히 전설로 남을 G다라이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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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07 00:13 2010/01/07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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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Dive! 2010/01/07 08:58  Modify/Delete  Reply  Address

    심드렁한 첫스테이지 시퀀스와 함께 처음 만나는 첫번째 보스의 볼륨에서 좌절하고 봉인했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은 모양이네요. 다시 지근히 플레이해 보아야겠슴다.

    • KAISO 2010/01/07 12:17  Modify/Delete  Address

      만약 설치버스트 다루는 것 조차도 별반 재미 없게 느껴진다면 말 그대로 게임 자체가 심드렁해질듯. 거시기한 조작감도 적탄을 피한다 생각하지 말고 버스트로 지워간다 생각하면 조금 나을지도 모르겠네.
      그나저나 그제쯤부터 플스판 G다라 CD를 찾고 있는데, 어디 처박아놨는지 안 보여서 좌절중...OTL

  3. akii 2010/01/07 16:21  Modify/Delete  Reply  Address

    다랑어 폭발... 어째 스크린샷들이 맥아리가 없는 느낌입니다.
    박력이 없어보인달까 참고로 올려두신 G다랑어쪽이 스펙도 낮은데 더 압도적으로 보이는 것을 보면 제작진의 역량 문제일까요.

    제로 초형귀는... 음악은 그래도 좀 괜찮던 기억이 남습니다.
    초절망작 PS2판보다야 훨씬 나아보이기도 하고(...).

    • KAISO 2010/01/07 17:53  Modify/Delete  Address

      G다라 때는 빡세고 피가 끓는 연출이나 전개가 많았던 걸 생각하면 확실히 많이 심심하지. 열혈이 코메디 취급받는 요즘 세상, 슈팅도 투박하고 강렬한 것 보다 미끈하고 세련된 쪽으로만 가려 하는 게 좀 아쉽구먼.

      그러고보니 초형귀는 플투판이 참 거시기했지. 그나마 멘즈빔 연출로 뿜은 게 소득 아닌 소득이었달까.;

  4. Malsu 2010/01/07 20:12  Modify/Delete  Reply  Address

    본인의 경우 D모씨의 강력한 추천(?)에 못이겨 첫스테이지만 해 본 감상이 뭐지 이 88스러운 게임은...이었구먼. 뭔가 폴리곤 쓴 3D슈팅은 도트만 잘찍으면 생긴꼴이라도 봐줄만해지는 2D와 달리 명작 아니면 망작으로 딱 갈리는 느낌인데... 소위 정통슈팅 시리즈들 최근작들의 대부분이 후자, 그나마 유일하게 그라5가 전자로 분류되는 상황에서 이번 다랑은 뭐랄까 굳이 가르자면 후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네만(플레이해본 분량이 개뿔도 없긴 하지만).

    • KAISO 2010/01/08 02:28  Modify/Delete  Address

      실제로 이쪽도 1회차 존 H 루트 중반까지 설치버스트도 없이 구역구역 하면서 '이걸 어떻게 까줘야 할까' 하는 생각만 했으니, 심정적으로는 망작 쪽에 동의해야 할지도 모르겠는걸. 어느 게임이 안 그렇겠냐마는 슈팅은 첫인상이 특히 중요한 게임이기도 하니.
      많이 봐줘서, 단순계산하는 셈 치고 두드러지는 장점을 죄다 부어 상쇄시켜도 고작 평작선이라는 게 더욱 슬픈 일 아닐까...그러니까 내 G다라 CD 어디갔(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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