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간의 게임들 : PC편

2010/07/18 18:30 / wzTEXT
밀린 PC 게임들 이야기를 대강 정리. 대략 시기적절치 않습니다.




1. 식물 대 좀비

개인적으로 디펜스류 게임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라서 이 게임 역시 그냥 지나쳐 오긴 했습니다만, 요즘따라 추천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한번 잡아 봤습니다. 재미있게 만든 게임이란 건 알겠는데, 취향 탓인지 그냥 심드렁하게 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군요. 그저 도움말에서 살짝 뿜은 게 수확이라면 수확이겠습니다.

도움(안되는)말.

도움(안되는)말.


퍼즐모드의 밥슬레드 등과 같은 몇몇 의도적인 고난이도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난이도는 쉬운 편이더군요. 게임 자체는 쉽게 만들어 놓고, 중간중간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 느낌의 방해요소를 적절히 넣어 놓은 점은 좋게 평가할 만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고난이도의 야리코미 보다는, 그저 게임 센스를 즐기는 정도가 적당한 게임이다 싶군요.




2. 스플린터셀 컨빅션

초기 공개되었던 컨셉(일명 노숙자 샘)과는 크게 다른 게임이 된 스셀 시리즈 최신작. 더불어 기존 시리즈에 비해 잠입 요소가 차지하는 비중이 많이 줄고 시스템 면에서도 컴팩트 해져서, 좋은 의미로도 나쁜 의미로도 요즘 게임답게 변했습니다. 말 그대로 요즘 게임이니 당연한 말이겠습니다만.

노숙간지 - 노숙 = 그냥 간지.

노숙간지 - 노숙 = 그냥 간지.


액션이 강화되고 번거로운 시스템이나 부조리한 난이도를 배제하는 것은 요즘 대작들의 추세이긴 합니다만, 컨빅션은 종전의 시리즈에 비해 너무 많은 부분을 간략화 시킨 탓에 좀 허전해 보이는 게임이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반대로 말하자면 전작들이 과하게 징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실 게임의 세부에 대해서는 너무 무난한 느낌이라서 딱히 할 말이 없군요. 싱글은 하다 말아서 엔딩을 보진 못했지만, 그저 짧고 굵은 딱 요즘 게임 스타일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2인 협력 구도인 멀티플레이는 간단한 구성 덕에 심적 부담이 없어서 의외로 자주 플레이 하곤 했는데, 투맨셀에 시스템도 간략하고 볼륨도 적다 보니 더욱 그렇게 느껴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건 게임 자체의 수명 면에서는 단점이겠지요. DLC 발매될 때 이것까지 구입하긴 좀 뭐하겠다 싶어서 멀티도 그만뒀는데, 지금쯤 멀티에 사람은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기도 하군요.




3. 스플릿 세컨드 벨로시티

ATV 레이싱 게임 퓨어(PURE)를 제작했던 블랙락 스튜디오의 신작. 이번에는 일반적인 자동차 레이스인가 싶었는데, 그 예상은 좋은 방향으로 빗나갔습니다. 이 게임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재난영화 레이싱이라 해야 할까요.

건물...같은 걸 끼얹나?

건물...같은 걸 끼얹나?


정확히는 TV쇼의 형식을 띄는 레이싱 게임으로, 레이스 중 건물을 폭파시키거나 도로변의 구조물 등을 가동시켜서 상대를 저지하는 파워플레이 시스템이 게임의 주축을 차지합니다. 이 파워플레이 기믹은 레벨1 파워플레이와 레벨2 파워플레이로 나뉘게 되는데, 코스 곳곳에 십수개 이상 존재하는 레벨1 파워플레이는 물론이고, 두세곳 밖에 없지만 한번 터뜨리면 자칫 자신도 휘말려들 만큼의 막대한 저지력과 동시에 코스의 루트마저 바꿔버리는 레벨2 파워플레이가 상당한 볼거리를 제공합니다.

추락하는 항공기의 배를 긁고 지나가는 맛.

추락하는 항공기의 배를 긁고 지나가는 맛.


최소한의 UI, 적절한 무게의 아케이드성 조작, 3인칭 카메라로 고속 주행시 카메라가 제법 멋드러지게 흔들리는 등 게임 자체에도 꽤 신경을 쓴 흔적이 보입니다. 사운드는 전체적으로 불만은 없지만, 환경 사운드에 치중한 탓인지 엔진 사운드가 심하게 묻히는 것이 좀 아쉽긴 하더군요. 이외에는 일부 IME에서 키가 안 먹는 문제라던지, PC판도 무조건 30프레임 제한인 등의 문제도 있긴 하지만 크게 신경쓰이는 정도는 아닙니다. 30프레임 제한인 이유는 TV쇼 컨셉이라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더군요. (...)

난이도는 게임 초중반 정도만 들어서도 상당히 어려운 편에 속하는데, 난이도 밸런스가 좋지 못한 점이 큰 단점입니다. 난이도가 높아지는 대부분의 원인은 적 상위권 차량 AI로, 코스에 관계없이 UFO 주행을 해서 따라잡기가 좀처럼 힘든 게 문제지요. 물론 속도로 이기는 것 보다는 적절한 파워플레이 발동으로 이기는 것이 게임의 컨셉이긴 하지만 그것도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일단 따라잡기가 힘들고, 따라잡는다 해도 바늘구멍같은 파워플레이 발동 타이밍을 꿰어야 성공할까 말까 하는 경우가 꽤 자주 보이기 때문이지요.

그래도 전체적으로 보면 격투계 레이싱 게임 중에선 간만에 나온 수작입니다. 번아웃 파라다이스가 좀 아쉬웠던 만큼 이런 데에서 보상을 받는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4. 블러

PGR로 유명한 비자의 신작 아케이드 레이싱. 이쪽도 격투계 레이싱이긴 합니다만,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스플릿 세컨드와는 달리 마리오카트, 카트라이더에 가까운 게임성을 보이는 게임입니다. 퍼블리셔가 액티비전인 만큼 데스트랙이라 해야 할지도 모르겠군요. (...)

이 게임은 딱히 길게 쓸 만한 말이 안 떠오르는군요. 그냥 생각없이 하기엔 나쁘지 않고, 실차 라이센스와 파손 효과, 실존하는 지역을 도입한 점은 어필할 만한 요소이긴 한데, 그저 밋밋합니다. 일반적인 레이싱 보다 조작이 많은 주제에(아이템 선택, 전후방 발사 등) 키 배열 커스텀이 안 되는 점도 마이너스 요소이고, 사양은 가볍지만 그만큼 보여주는 것도 별로 없습니다.

스플릿 세컨드와 비슷한 시기에 발매된 만큼 양자간의 비교도 나름대로 치열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스플릿 세컨드 쪽의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블러 쪽이 게임으로서의 완성도는 조금 더 높다고 생각하긴 하지만, 뭔가 크게 돌출되는 요소가 없는 점이 아쉽군요. 아니 뭐 제가 아쉬워 할 이유도 없긴 합니다만. (...)




이외에는 잊고 넘어갈 뻔한 게임 재발굴의 의미로 타임시프트, 블랙사이트 에리어 51, 다크섹터, 미러즈 에지, H.A.W.X 등도 조금 잡아보긴 했었지만, 아마 포스팅 까지 하게 될 일은 없을 것 같군요. 요즘 게임으로는 시티인터랙티브의 새로운 우려먹기의 시발점이 될 것으로 보이는 스나이퍼 고스트 워리어, 그리고 콜옵 + 바이오쇼크라 불리는 싱귤래러티(Singularity) 정도가 눈에 띄는데, 과연 잡아볼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이미 여름에 들어선 마당에 PC 켜는 것 조차도 귀찮아져 가고 있군요.

그래도 요즘은 개조시어터로 페르시아의 왕자 : 망각의 모래를 틀고 있어서, 이건 어떻게든 엔딩까지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일주일에 두시간씩 착실하게 상영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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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18 18:30 2010/07/1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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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osten 2010/07/19 13:24  Modify/Delete  Reply  Address

    식물VS좀비는 스팀에서 사고 나서 보니 다음인가 뭔가에서 한글판을 팔고 있더군요[먼산]

    • KAISO 2010/07/20 03:31  Modify/Delete  Address

      말씀 듣고 잠깐 찾아보니 정말 있군요. (...)
      헌데 64비트 윈도우를 지원하지 않는다니...원판에서도 멀쩡히 되는 게 왜 안될까요.;

  3. Dive! 2010/07/19 18:52  Modify/Delete  Reply  Address

    스플릿 세컨드는 켐페인에서 1등을 위한 난이도도 문제이지만, 그게 멀티플레이에서도 고스란히 적용되서 뒤에서 쫒아가서는 이길 수 없는 문제가 생깁니다.

    역전의 발판을 위한 공격 또한, 상대가 CPU가 아닌 사람이다 보니 터지는 위치를 외우고 있다면 쉽게 회피해버리고, 앞에서는 숏컷 팍팍 뚫어가며 달려가니 잡기가 더욱 어렵죠.

    ...사실 그런건 아무래도 좋아요. 엔진 소리가 대체(ry

    • KAISO 2010/07/20 03:37  Modify/Delete  Address

      멀티는 의외로 장기적인 안목으로 놓고 보면 즐길만 하던데, 한 스테이지에서 1등은 못하더라도 계속 반복하면서 포인트 모아 슬금슬금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맛이 괜찮더구만. 그러다가 상위권끼리 박터지게 싸우는 틈에 등수가 아닌 포인트가 역전되는 상황도 생기고. 토너먼트 보다 리그전 비스무레한 맛이 있달까...그래도 360은 좀 나은 편이지, PC판 멀티는 치트에 점철되어서 이젠 제대로 즐기기조차 힘든 상황일세. (...)

      다른 소리 다 좋은데 엔진음이 고자인건 좀 까여야 할 요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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